건강 밥상의 전형, 오키나와 식탁

Date. 2018-07-30

오늘 저녁 식탁은 오키나와로 떠나보자. “니가 가라 하와이. 아니, 오키나와”.

섬 언어로 정의하는 오키나와의 맛

바야흐로 바캉스의 계절. 멀리 미국에 ‘지상 최후의 낙원’ 하와이가 있다면, 가까이 일본 바다에는 ‘아시아의 하와이’ 오키나와가 있다. 오늘 저녁 식탁은 오키나와로 떠난다. “니가 가라 하와이. 아니, 오키나와”.

 

오키나와 이오가키섬 카비라만 - 사진제공 오키나와관광청    

 

세계적인 장수촌 오키나와

오키나와는 세계적인 장수촌이다. 섬과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식습관에 장수의 비결이 있다. 오키나와는 아열대 기후다. 1년 내내 철철이 다채로운 채소를 거둬들일 수 있다. 덕분에 집집마다 텃밭을 가꾸며 채소를 양껏 활용한 밥상을 차린다. 일본 본토 밥상에서는 필수나 다름없는 채소절임 ‘츠케모노’도 오키나와에서는 찾기 힘든데, 언제든 손쉽게 채소를 구할 수 있으니 일부러 염장해두고 먹을 이유가 없어서다. 기름기 뺀 돼지고기와 콩으로 만든 두부로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간 균형을 맞추고,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채소와 해초로 비타민과 미네랄까지 듬뿍 챙기는 요리법은 오키나와식 건강 밥상의 전형이나 다름없다.

오키나와가 선사하는 이국적 풍경에는 그곳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도 한몫 단단히 한다. 섬의 원래 주인이던 류큐왕국과 바다 건너 이웃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오키나와 땅에서 격동의 근대사로 얽히고설킨 일본과 미국의 먹거리가 한 그릇으로 버무려졌다. 미국식 타코와 일본식 덮밥이 결합한 ‘타코 라이스’, 통조림 햄 스팸으로 만든 오니기리 ‘포크 타마고’처럼 언뜻 어설픈 퓨전 음식은 태평양 한가운데 섬 오키나와의 역사를 반영한다.

 

중국 동파육과 닮은 라후테

와~ 섬 사랑 돼지고기

섬 지역 오키나와에서 해산물보다 더 사랑하는 식재료가 있으니, 다름 아닌 돼지고기다. 머리고기부터 족발까지, 삼겹살부터 심장·폐·콩팥 같은 내장까지 돼지 한 마리를 구석구석 살뜰하게 활용한다. ‘울음소리만 빼고 다 먹어 치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단, 끓는 물에 오랜 시간 푹 삶아내 기름기를 충분히 걸러낸 다음 조리하는 게 장수촌 오키나와 특유의 건강한 방식이다.

 

고야 참푸르

참푸르, 뒤섞여 하나 되다

고기요리에는 채소와 해초, 두부를 풍성하게 섞어 맛과 영양 균형을 맞춘다. 오키나와 대표 음식 참푸르는 오키나와 방언으로 ‘뒤섞어 하나로 합하다’는 이름 뜻 그대로 돼지고기에 여주·양배추·콩나물 같은 제철채소와 두부를 함께 볶아 만든다. 아메리칸 타코에 쌀밥을 결합한 음식 ‘타코 라이스’처럼, 류큐 전통에 일본·미국·중국·동남아가 뒤섞인 오키나와를 두고 ‘참푸르 문화’라 부르기도 한다.

 

아지쿠타, 깊고 심오한 맛

오키나와 요리는 으레 삼겹살을 물에 삶는 것부터 시작한다. 고기를 삶아낸 물은 기름기를 걷어낸 뒤 진한 가쓰오다시와 섞어 진하면서도 담백한 일종의 ‘만능 육수’를 만든다. 오키나와 소바의 국물은 물론 응부시 같은 조림요리에 양념 베이스로 활용된다. 오키나와의 맛은 깊고 심오한 맛을 뜻하는 방언 ‘아지쿠타’로 정의되는데, 식재료 속속들이 뭉근하게 배어든 진한 육수의 풍미다.

 

일본과 미국이 오키나와에서 만남, 타코 라이스 

쿠스이문, 약이 되는 음식

오키나와에는 쿠스이문이란 말이 있다. ‘약이 되는 음식’을 뜻하는 방언이다. 기름에 볶는 ‘참푸르’, 된장으로 조리는 ‘응부시’, 볶아 조리는 ‘이리치’처럼 섬에서 철철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콩, 해초를 맛있게 양껏 먹을 수 있도록 발전한 요리법은 오키나와 장수 밥상의 기본이다. 생명의 약을 뜻하는 오키나와 방언 ‘누치구스이’가 특별하게 맛난 음식을 가리키기도 하는 건 그래서인지도.

 

By history

오키나와는 지금은 일본 땅이지만 본디 ‘류큐왕국’이란 독립국가였다. 1872년 일본이 식민지로 삼았다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가 되며 미군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27년간이나 이어진 미군정은 1972년 미국이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하며 종식됐지만, 그 흔적과 영향은 오키나와의 땅과 바다, 경제와 문화에서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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